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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한입이 병원행 부를 수 있다”…전·갈비찜·잡채, 강아지 췌장염 주의보

최경선 박사 “사랑해서 건넨 한입이 응급진료로 이어질 수도…가족 모두 ‘사람 음식 주지 않기’ 원칙 공유해야”

최경선 기자 choi540@naver.com 입력 수정 2026.10.03 19:09 조회 1 ⏱ 5분 읽기

펫아시아뉴스(Pet Asia News)

“전 한 조각인데 괜찮겠지.” 추석 식탁에서 반려견 보호자가 가장 경계해야 할 생각 중 하나다. 전과 갈비찜, 불고기, 잡채 등 명절 음식이 한꺼번에 식탁에 오르는 추석에는 보호자가 모르는 사이 가족과 친척들이 반려견에게 음식을 조금씩 나눠주는 일이 쉽게 발생한다. 문제는 사람이 보기에는 ‘한입’에 불과한 음식이 반려견에게는 평소 먹지 않던 낯선 음식이자 지방·염분·각종 양념이 포함된 식사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갑작스러운 식이 변화와 쓰레기 음식 섭취, 식탁 음식 섭취 등이 강아지 췌장염과 연관될 가능성을 보여준 수의학 연구도 있어 명절 기간 보호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최경선 박사는 강사모TV를 통해 “명절이라고 사람이 먹는 음식을 반려견과 함께 나누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며 “사랑해서 건넨 한입이 구토와 복통을 넘어 응급진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08년 미국수의사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Veterinary Medical Association·JAVMA)에 발표된 ‘Associations between dietary factors and pancreatitis in dogs’ 연구에서는 췌장염을 진단받은 개 198마리와 임상적으로 췌장염 증거가 없었던 대조군 187마리를 비교했다. 의료기록을 기준으로 분석했을 때 평소 먹지 않던 낯선 음식을 섭취한 경우 췌장염과의 오즈비는 4.3으로 나타났다. 보호자 전화조사를 기준으로는 낯선 음식 섭취의 오즈비가 6.1, 진단 전 일주일 동안 식탁 음식을 먹은 경우 2.2, 평소 식탁 음식을 먹어온 경우 역시 2.2로 조사됐다.

특히 쓰레기통을 뒤져 음식을 먹은 경우 오즈비는 13.2로 높게 나타났다. 다만 이 수치를 “낯선 음식을 먹으면 췌장염에 걸릴 위험이 정확히 6.1배 증가한다”는 식으로 단순 해석해서는 안 된다. 해당 연구는 과거 자료를 분석한 후향적 환자-대조군 연구로, 식이 요인과 췌장염 사이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연구다. 특정 음식 하나가 췌장염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확정한 것은 아니다.

따라서 “기름진 음식 한 번 먹으면 무조건 췌장염에 걸린다”고 공포를 조장하기보다, 평소와 다른 음식의 갑작스러운 섭취와 과도한 고지방 음식, 쓰레기 음식 섭취를 예방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응이다.

강아지 췌장염은 췌장에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증상의 종류와 심각성은 개체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반복적인 구토와 식욕 저하, 무기력, 설사, 복부 통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복부 통증이 심한 일부 강아지는 앞다리와 가슴을 바닥 쪽으로 낮추고 엉덩이를 들어 올리는 자세를 취하기도 한다. 보호자들에게 흔히 ‘기도 자세’라고 알려진 모습이다.

따라서 명절 음식을 먹은 이후 반복적인 구토나 심한 무기력, 식욕 부진, 복부 통증 등의 이상 증상이 나타난다면 “체했겠지”라고 단순히 넘기지 말고 동물병원 진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기존에 비만이나 고지혈증, 당뇨병 등 기저질환이 있는 반려견은 더욱 세심한 식단 관리가 필요하다.

미니어처 슈나우저 보호자는 혈중 중성지방 수치에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2011년 Journal of Veterinary Internal Medicine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췌장염 병력이 있는 미니어처 슈나우저 17마리와 췌장염 병력이 없는 연령대가 비슷한 34마리를 비교했다. 그 결과 췌장염 병력이 있는 개 가운데 71%에서 고중성지방혈증이 확인됐으며, 대조군에서는 33%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미니어처 슈나우저에서 고중성지방혈증과 췌장염 사이의 연관 가능성을 제시했지만, 명확한 인과관계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해당 견종에서 고중성지방혈증이 확인됐다면 수의사와 상담해 체중과 식단, 혈중 지질 수치를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계소동물수의사회(WSAVA) 영양위원회는 일반적으로 반려견에게 제공하는 간식과 추가 음식이 하루 전체 섭취 열량의 10%를 넘지 않도록 관리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중요한 오해가 있다. ‘10% 이하’라는 기준은 사람이 먹는 음식을 하루 섭취 열량의 10%까지 자유롭게 먹여도 된다는 뜻이 아니다. 사람 음식과 식탁의 남은 음식 중에는 반려견에게 부적절하거나 독성을 일으킬 수 있는 재료가 포함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양파와 마늘, 파 종류, 포도와 건포도, 초콜릿, 자일리톨, 알코올 등은 반려견에게 위험할 수 있다. 익힌 뼈 역시 씹는 과정에서 날카롭게 부서지거나 삼켰을 때 소화기관을 손상시킬 위험이 있어 피해야 한다.

명절 식탁에서는 특히 주의할 음식이 많다. 갈비찜에는 양파와 마늘뿐 아니라 높은 지방과 염분이 포함될 수 있다. 잡채에도 양파와 다양한 양념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전은 기름을 사용해 조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불고기 역시 양념과 염분이 많다. 즉 “고기를 조금 떼어주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실제로는 어떤 재료와 양념이 들어갔는지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반려견에게 나눠주지 않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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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강아지에게는 아무것도 주지 마세요” 명절 음식 사고를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음식을 고르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가족 모두가 같은 원칙을 공유하는 것이다. 추석에는 여러 가족과 친척이 한자리에 모인다. “한 조각만 줬어요.” 문제는 이 말을 여러 사람이 동시에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할머니가 한입, 삼촌이 한입, 아이가 한입씩 주다 보면 보호자가 모르는 사이 반려견이 상당한 양의 사람 음식을 섭취할 수 있다.

최경선 박사는 “명절 전 가족들에게 ‘우리 강아지에게는 아무것도 주지 마세요. 간식은 보호자만 줍니다’라고 명확하게 알려주는 것이 가장 좋다”고 조언했다. 이어 “반려견에게도 명절의 즐거움을 주고 싶다면 새로운 사람 음식을 건네는 대신 평소 먹어온 사료나 안전성이 확인된 반려견 전용 간식을 정해진 양만 제공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사랑의 한입보다 중요한 것은 ‘평소 식단을 지키는 것’, 반려견에게 추석은 특별한 음식을 먹어야 하는 날이 아니다. 오히려 평소 유지하던 식생활이 갑자기 무너지기 쉬운 날이다. 사람에게는 작은 전 한 조각, 갈비 한 점, 잡채 한 젓가락일 수 있지만 체중이 훨씬 작은 반려견에게는 결코 같은 의미의 ‘한입’이 아니다. 또한 명절 음식에는 보호자가 예상하지 못한 지방과 염분, 양파·마늘과 같은 재료가 포함될 가능성도 있다. 최경선 박사는 “반려견에게 가장 좋은 명절 선물은 특별한 음식을 챙겨주는 것이 아니라 평소의 건강한 식생활을 지켜주는 것”이라며 “올 추석에는 온 가족이 ‘사람 음식은 주지 않는다’는 하나의 원칙을 함께 지켜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사랑해서 건넨 한입이 건강을 위협하는 한입이 되어서는 안 된다.

올 추석, 반려견에게 필요한 것은 풍성한 명절 음식이 아니라 안전한 평소 식단을 지켜주는 보호자의 원칙이다.

“명절 한입이 병원행 부를 수 있다”…전·갈비찜·잡채, 강아지 췌장염 주의보

최경선 기자 (choi54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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